노후와 연금을 바늘과 실에 비유합니다. 은퇴 후 안락한 노후를 위해 연금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입니다. 하지만 노후의 삶의 질은 연금보다 기본적 걸음걸이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평소 잘못된 걸음걸이가 노후의 삶을 망치는 무릎관절염이나 척추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중장년층이 암 다음으로 걱정하는 질환인 척추·관절 질환의 20% 내외는 잘못된 걸음걸이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잘못된 걸음걸이와 관련된 질환은 매년 늘고 있습니다. 무릎연골 손상 환자는 2012년 15만4062명에서 2016년 17만553명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족저근막염 환자는 30만2286명에서 41만8889명으로 4년새 38.6%가 증가했습니다. 노후 걱정을 한다면 자신의 걸음걸이를 한 번쯤 점검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잘못된 걸음걸이는 체중을 한 쪽에만 싣거나 팔『八』자로 걷기¸ 안짱 걸음 등이 있습니다. 걸을 때 체중이 한 쪽으로 쏠리면 허리부터 무릎¸ 발까지 전체 관절에 필요 이상의 압력이 가해져 관절 소모가 빨라지고¸ 디스크는 밖으로 튀어나올 수 있습니다. 발 앞이 바깥쪽을 향해 걷는 팔자걸음은 책상에 무릎을 살짝 부딪힌 정도의 충격이 무릎에 계속 쌓입니다. 또 두 발 끝을 안쪽으로 모아 걷는 안짱걸음은 몸 중심축이 안쪽으로 옮겨져 상체가 기울고¸ 하체는 뒤로 돌출시켜 온 몸의 피로도를 높입니다.
무지외반증이나 평발 등 발의 형태가 비정상이라도 잘못된 걸음걸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무지외반증은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뼈가 아파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에 많은 힘을 주고 딛지 않게 됩니다. 일반적인 걸음걸이에선 엄지발가락에 체중의 약 60%가 실리는데¸ 무지외반증은 그 반대로 발의 중지나 약지에 몸무게가 쏠립니다. 정상적인 걸음걸이가 불가능해지게 됩니다.
또 발바닥이 평평한 평발은 걸을 때 발바닥 전체가 지면에 닿아 완충작용이 떨어집니다. 정상적인 발은 발바닥에 움푹 들어간 아치가 있어 발에 전달하는 충격을 줄여줍니다. 하지만 평발은 충격이 고스란히 무릎으로 전달돼 조금만 걸어도 피로해 걷기가 힘들어집니다.
이처럼 잘못된 걸음걸이나 비정상적인 발 형태는 우리의 건강을 해쳐 노후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올바른 걸음걸이는 그 어떤 약보다 훌륭한 약이 됩니다. 미 프린스턴대학 엘리자베스 굴드 박사 연구팀이 신경과학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걷기는 감정을 가라앉히는 신경세포들을 활성화시켜 스트레스 저항력을 높여줬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선 올바른 걸음걸이는 온몸의 근육을 90% 이상 사용해 척추기립근 등 주요 근육을 강화시켜 체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바른 자세로 1분에 100m를 걸으면 4.5㎉가 소모될 정도로¸ 올바른 걸음걸이는 운동이 됩니다.
올바른 걸음걸이는 어렵지 읺습니다. 발뒤꿈치부터 땅에 닿아야 하고 발바닥에서 엄지발가락 순으로 중심을 이동한 다음 발 앞쪽 끝으로 땅을 차며 앞으로 나가야 합니다. 발바닥 전체에 체중이 분산되도록 걸어야 발부터 허리까지의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걸을 때는 발뒤꿈치에서 발바닥 그리고 엄지발가락 순으로 이어지는 3박자를 기억해야 합니다. 이 때 얼굴은 정면을 향하고 가슴을 쫙 편 상태로 허리를 꼿꼿이 세워야 합니다. 그래야 올바른 걸음걸이가 완성됩니다.